이것도 2년이 지난 후에 다시 작성한다.
만약에 독학학위제를 검색하다가 이 글을 보게 되었으면 반면교사로 삼길 바란다.
나는 2022년 5월에 자퇴를 했다. 학교를 다니면서 정신건강이 너무 안 좋아져서 매일 울면서 학교를 다녔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4학년 1학기임에도 불구하고 자퇴를 했다.
막상 자퇴를 하고 나니 3학년까지 성적 이수를 한 것이 아깝기도 했고 뭔가 끝을 내고 싶었다.
그래서 독학학위제로 학위를 따기로 결심했다.
독학학위제로 학위를 따기 위해서는 동일 전공의 경우에는 동일전공 인정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전적대의 전공 이름은 독특한 편이었고 동일 전공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이런 경우에는 커리큘럼 관련 서류를 보내서 동일 전공 인증을 받거나 학점인증제를 해야하는데 나는 후자를 선택했다.
왜냐하면 커리큘럼 관련 서류를 만들기 위해서는 학과장의 서명이나 도장이 있어야 한다고 적혀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굳이 자퇴한 학교에 가서 그러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에 차라리 돈을 쓰자는 생각으로 학점은행제 학점인정을 신청했다.
신청하는데 20만원 조금 넘게 들었던 것 같다.
이렇게 해서 나는 독학사 3단계까지 면제가 되었다.
사실 학교에서 수업들은 것이 105학점이 되지 않았었는데 예전에 심리학으로 독학사를 보고 합격한 것이 있어서 이것으로 105학점을 채웠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
학점인증을 받은 것은 7월이었는데 그 뒤로 10월까지 아무것도 안 했다.
진짜 10월 셋째 주까지 아무것도 안 했다.
정확히는 강박증 때문에 개념 정리하느라 쓸데없이 공책만 예쁘게 꾸미다가 결국 진도는 하나도 안 나가고 10월 셋째 주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첫 페이지만 열심히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다가 그렇게 된 것이었다.
심지어 그냥 인터넷에 있는 자료만 다운로드하고 교재도 사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떨어졌을 때를 생각하니 응시료가 너무 아까웠고 시험 일주일을 남기고 교재를 구매했다.
이때만 해도 일주일이면 책의 내용을 다 외울 줄 알았다.
하지만 나의 지연행동은 상상을 초월했고 책을 사고도 아무것도 안 했다.
또 응시료가 아까워져서 시험 전날 벼락치기를 시작했다... 는 아니고 공부하기 싫어서 뉴스만 하루종일 보다가 시험 당일날인 10월 30일 새벽 1시가 되었다.
눈에 개념을 바른다는 생각으로 새벽 1시부터 한 페이지씩 대충 읽으면서 밤을 샜고 잠을 한숨도 못 자고 시험장에 갔다.
나는 경기도민이기 때문에 수원으로 시험을 보러 갔었다.
1교시는 한국사랑 국어 중 하나, 그리고 언어 과목들 중 하나를 선택을 한다.
나는 한국사와 실용영어를 선택했다. 국어에 비해 한국사가 암기하기 좋고, 내가 할 줄 아는 외국어는 그나마 영어였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전공과목은 책을 한 번씩이라도 봤지만 한국사는 하나도 안 봤다.
왜냐하면 또 공책 꾸미기를 하다가 첫 페이지를 못 넘겼기 때문에...
실용영어도 공부를 하나도 안 했지만 전공이 영어영문학이었기 때문에 따로 공부를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2교시는 영미문학개관이랑 영미소설이었다.
그러나 영미문학개관에서 아는 거라고는 세일즈맨의 죽음이 나오는 문제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대학을 다니던 시절에 학교에서 퀴즈 풀고 중간고사 보던 작품이라...
문학은 애초부터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대학을 다닐 때 영문학이 아니라 영어학 전공이어서 문학 수업을 많이 들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나는 문학에 약해서 수능 국어 조차 현대소설 나오는 문제는 다 틀렸었다.
그래서 객관식은 열심히 찍었고, 서술형은 아무말 대잔치를 했다.
2교시가 끝나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시험장에서 가까운 짬뽕집에 들어갔는데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또 먹을 기회가 있을까.
마지막 3교시는 영어학개론과 고급영어였다.
이건 영어학 과목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영어학개론은 문제를 보니 답이 보이는 것 같아서 열심히 풀었다.
고금영어는 실용영어 심화버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별로 어렵지는 않았는데 실용영어도 찍었던 내가 고급영어를 안 찍었을 리가...
영어 못하는 사람이 영어 전공을 하면 이렇게 된다.
결론은 영어학개론 빼고 다 찍음
그리고 11월 28일에 성적이 나왔다.
결과는 387점으로 합격.
4단계는 과목합격제와 총점합격제를 선택할 수 있는데 나는 총점합격제를 선택했었다.
왜냐하면 영미문학개관에서 털릴 것 같아서...
예상대로 영미문학개관은 합격점인 60점을 못 넘겼고 과목합격제였으면 학위를 얻지 못했다.
과목합격제는 보는 과목을 전부 60점을 넘겨서 합격을 해야하고 총점합격제는 360점만 넘기면 되기 때문이다.
2022년 12월 13일 독학학위제 홈페이지에서 성적조회를 했다.
나는 턱걸이로 합격한 것이기 때문에 성적이 4.3 만점에 1.3이 나왔다. D+였나?
성적이 매우 낮아서 편입에 사용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냥 학위를 얻었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합격인증.
2023년 2월에 온라인으로 졸업식을 했고 나는 영어영문학 학위가 생겼다.
비록 평점이 1점대이긴 해도...
사실 심리학으로 독학학위제 2과정과 3과정 시험을 본 적이 있다.
아까 전에도 이걸로 학점은행제 학점인정을 신청할 수 있었다고 언급을 했다.
그래서 심리학의 경우는 2과정은 합격했고 3과정은 일부 과목만 합격을 한 상태.
이렇게 영어영문학 학위도 있으니 자아실현을 목적으로 심리학도 독학학위제로 학위를 따려고 한다.
미래의 내가 심리학을 시험볼 때는 영어영문학 시험봤던 것처럼 벼락치기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발.
심리학은 A를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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