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독학학위제 영어영문학으로 합격한 후기를 쓴 적이 있다.
영어영문학을 보기 전에 다른 전공으로 봤었는데 그게 심리학이다.
영어영문학의 경우 전적대가 동일 전공이고 4학년 1학기에 자퇴해서 그 때까지의 학점이 있는 터라 3단계까지 면제 받고 4과정만 시험을 봤었다.
심리학은 동일 전공이 아니기 때문에 대학교 1학년 이상을 이수하면 면제가 되는 1과정 빼고는 시험을 다 봐야했다.
나는 원래 심리학과를 가고 싶어했다.
n수 거듭했지만 결국 심리학과를 가지 못했다.
하지만 심리학은 대학원을 나와야 한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대학원을 가기 전에 전공지식을 쌓는다고 생각하고 독학사 시험을 준비했다.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심리학 시험 준비하고 심리상담 받으면서 심리학에 회의감 들어서 결국 접었지만...
2021년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는데 일단 시험을 접수했었다.
2021년 5월 30일에 시험이었는데 대학은 5월에 과제가 많고 기말고사도 준비해야 하는 시기이다.
정말 2021년 5월은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
팀 과제가 4개인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 내가 만들어야 하는 PPT는 3개였고, 자료조사 엉망으로 해온 조원이랑 개싸우고 기말고사 준비하고 개인 레포트도 쓰고 심리학 과목도 8개나 공부해야하는 미친 일정이었다.
그래서 21년 5월에는 과장이 아니라 하루 평균 2시간을 잤다.
아침에 눈을 뜨면 PPT부터 만들고 심리학 조금 공부하다가 실시간 강의 듣고 심리학 좀 공부하다가 녹화강의 듣고 심리학 좀 공부하다가 레포트 쓰고...
당시 코로나19 때문에 비대면이고 조증이 심하지 않았으면 당연히 불가능할 일이다.
그런데 나는 다 해냈어. 와.
그렇지만 정신과 신체 건강 모두 망치는 길이니 다시는 이런 짓을 안 하려고 한다.
물론 중간에 힘이 안 들지는 않았기 때문에 시험을 포기할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하지 않으면 이 전공이 나랑 맞는지 아닌지 어떤지도 모를 것이고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응시료 이미 낸 것이 아까워서 결국 보러 갔다.
시험을 접수할 때 서울 동부권으로 접수했었다. 그런데 배정된 곳은 서울 거의 서쪽.
시험을 접수할 적에 서울의 경우에는 서울 내 다른 지역에 배정될 수도 있다는 문장을 읽긴 읽었기 때문에 크게 당황하지는 않았다.
시험 당일날 오전 6시 40분에 집에서 출발했다. 그런데 그 때의 나는 우리집 앞이 주말 오전에 더럽게 버스가 안 온다는 것을 잊고 있었고 입실 마감 10분 전에나 도착할 수 있었다.
1교시에 뭘 봤는지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산업 및 조직 심리학을 하나도 못 보고 시험을 보러 간 것만 기억난다.
그래서 논리적인 문장 찾기 시험이 되어버렸다. 2교시 과목 중에서 생물심리학은 재밌게 공부한 편이었는데 문제는 교재 선택을 잘못 해서 용어가 조금 달랐으며... 거기서 혼란이 와버려서 시험을 망쳤다.
3교시는 점심을 먹은 뒤에 보는 것인데 너무 피곤해서 시험보다가 잠들었다. 그런데 2시간밖에 못 잤으니 피곤한 건 당연한거야...
마지막 4교시는 뭘 봤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나만 그 시험장에서 2과목을 봤다. 1과목만 응시하는 사람은 시험 시작 50분이 지나면 무조건 나가야하기 때문에 시험 시작 50분 뒤에는 나와 감독관님 둘만 있었다.
시험 끝나고 감독관님한테 tmi 대방출을 했었다.
합격한 과목은 상담심리학, 하나도 안 본 산업 및 조직 심리학, 발달심리학, 성격심리학 이렇게 4개이다.
2개만 더 합격했으면 2과정 합격인데 이건 조금 아쉽다.
2022년
2021년처럼 학교와 병행하는 일정을 수행했다.
졸업 1년 앞두고 갑자기 복수전공을 바꿔서 코딩 과제를 하면서 독학사 공부까지 다 했었다.
그런데 21년만큼은 힘들지 않았다. 아무래도 영어 전공 공부가 아니니까?
그렇지만 2022년에는 동기와 정서 이거 딱 하나만 합격했다.
하나만 합격한 이유는 2021년에 합격 못한 과목 2개만 골라서 공부를 하면 됐을텐데 성적 올리겠답시고 8과목을 비효율적으로 파다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선택과 집중을 해...
2023년
제일 최근인데 본 거 기억도 안 났다.
포스팅 하려고 독학학위제 홈페이지 들어가서 성적조회 해보고 알았다.
아마도 귀 성형수술 받기 전에 시험을 본 것 같다.
오전에 보는 과목들만 합격을 못해서 오전 시험만 보고 집에 간 것이 어렴풋이 생각난다.
70점 넘은 것이 하나도 없다.
성적을 올리기 위해 2과정을 다시 볼까 싶었는데 너무 힘든 일이니까 그냥 합격을 했다는 것에 만족하려고 한다.
그래도 시작한 것은 마무리를 짓고 싶기 때문에 아마 한가해지면 3과정과 4과정 다 볼 것 같다.
2과정 6과목 이상 합격이면 2과정 합격인데 8과목이나 합격했다. 나 대단해. 3년치라서 그런 것이지만.
합격한 과목 중에서 2과목은 2과정이었다가 3과정으로 바뀐 과목이 있는데 다시 공부를 해야할 것 같다.
3과정도 합격하려면...
심리학은 어디까지나 자기실현 하나만으로 공부하는 거니까 천천히 하려고 한다.